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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루블린에서 드리는 두 번째 기도(박철규/김경희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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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FMB 댓글 0건 조회 988회 작성일 22-03-21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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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루블린에서 드리는 두 번째 기도

잠자기를 좋아하는,…  아니 잠을 잘 자는 나인데, 오늘도 이른 새벽 눈이 떠졌다. 새벽4, 또 다시 하루의 일과를 생각하며 하나님께 마음을 드려본다.

 

많은 사람들과 단체들이 아픔을 공유하고 있었다. 선한 사마리아인들처럼 우크라이나를 외면하지 않는 손길들이 큰 위로가 됨은 틀림이 없었다. 그런데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음을 보았다. 몸도 마음도 지쳐있는 그들은 잠깐 스쳐 지나가듯 선을 베푸는 손길도 소망이 아님을 아는 것 같았다. 그래서 표정도 없었고, 말을 많이 하려고도 하지 않았다.

구석에 앉아 눈을 땅으로 향한 어느 할머니, 곁의 곁에는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장애를 가진 아이가 누워 있었다. 많은 말이 필요 없었다. 손을 잡는 순간 서로의 눈에서는 알 수 없는 눈물만 흘러 내렸다. 그렇게 땅바닥에 앉아 한참을 울었다. 드네프로에서 오셨다는 75세의 할머니는 누워서 지내야 하는 4살짜리 손주를 안고, 버스에 몸을 싣고 사흘길을 왔단다. 그러면서 올 해는 밭에 씨앗을 심을 수 없을 것 같다며 다시 눈시울을 붉히셨다.

아주머니 10여명, 아이들 20여명이 20평 남짓한 공간에서 함께 살고 있었다. 아이들의 표정은 그래도 밝았다. 엄마가 있고, 친구가 있고, 먹을 것이 있고….  엄마가 말한다. 지하실에 숨어서 매일 들리는 포성을 듣지 않아서 감사하고, 잠시 밖으로 나와보니 가까운 곳에 포탄이 떨어졌는데, 우리 집에 떨어지지 않아서 감사하고, 먼거리를 오는데 태워주는 버스가 있어서 감사하고, 이곳에 왔더니 같은 아픔을 가진 공동체가 맞아 주어서 감사하고, 이제 곧 돌아갈 소망에 감사하고, …  8명의 자녀를 가진 39세의 엄마는 주일학교에서 가르쳤던 아이가 목사가 되어서 지금 자기를 돌보아 주고 있다며 신실하신 하나님께 감사를 했다.

하나님께서 한 영혼에게 집중하는 이유를 또 알게 하셨다. 할머니 품에 안긴 아이와 어느새 자라서 자기의 선생님을 돌보는 목사님의 모습은 이 전쟁이 아니면,  내가 만날 수 없었던 하나님의 사랑인지도 모르겠다.  오늘도 아프지만 한 영혼을 만나서 손 잡아 주고 싶은 마음에 기차역과 광장으로 나가려고 한다.

 

손 잡아 줄 한 영혼을 오늘 만나게 하옵소서

피난민들이 모여서 예배 드리는 처소는 숙소가 되었고, 예배를 위해 숙소를 정리하는 내내 미안함이 커졌다. 난방도 환기도, 구석구석 먼지가 쌓여 마스크를 벗기 힘든 곳.. 그런데 그곳에서 예배를 준비하는 이고르 목사와 청년들은 예배에 참여할 영혼들을 기대하며 웃고 있었다.

 

매일 100킬로를 오가며 피난민과 지원사역을 하는 이고르에게 건넨 작은 쿠키를 잠바 호주머니에 넣으며, 집에 있는 아들 갖다 준다면 기뻐하는 따스한 마음이 있는 곳  루블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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